“아빠, 벌레랑 곤충이랑 뭐가 달라?” 어린 딸이 묻자 아빠는 “글쎄, 잘 모르겠는데” 하고는 머리를 긁적거린다. “우리 자연 공부를 좀 해야겠다”며 아빠는 어린 남매 앞에서 책을 뒤적이고 간이 칠판에 뭔가 적으며 열심히 설명한다. 아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아빠가 말한다. “그냥 우리 보러 갈까?”
충남 서천군에 있는 국립생태원에 놀러 간 가족은 자연을 마음껏 즐기며 공부한다. 연못가 벤치에 앉은 아빠가 “다음엔 어디로 갈까?”라고 묻자, 아이들은 즉시 대답한다. “아마존요.” 이 장면에서 “우리 가족의 ‘자연’스러운 이야기. 우리의 생태로움은 ‘경험’이다”란 자막이 화면에 뜬다.
김용우 감독이 ‘국립생태원 29초영화제’ 일반부에 출품한 ‘가(家)립생태원’의 주요 내용이다. ‘가립생태원’은 8일 29초영화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호정 한경TV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이뤄진 수상작 발표에서 통합부문(일반부+청소년부) 대상을 차지했다. 올해 국립생태원 개원 10주년을 맞아 처음 열린 이번 영화제의 첫 번째 주제는 ‘우리의 자연스러운 이야기’, 두 번째는 ‘나의 생태로움은 [ ]다’였다. 대상을 받은 김 감독의 작품은 두 가지 주제를 온 가족이 ‘자연 공부’하기 위해 국립생태원으로 나들이하는 내용에 잘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 영화제는 국립생태원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하고 29초영화제사무국이 주관했다. 공모는 지난 6월 19일부터 7월 18일까지 진행됐다. 일반부 214편, 청소년부 111편, 홍보·NG·메이킹필름 59편 등 총 384편이 출품됐고, 이 가운데 9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총상금은 1600만원이다.
통합부문 최우수상은 청소년부에 출품된 조호연 감독의 애니메이션 ‘어린 왕자의 귀환’에 돌아갔다. 80년 전(1943년) 출판된 소설 ‘어린 왕자’의 주인공 어린 왕자는 지구에서 사막여우와 보아뱀 코끼리 산양 등을 만나고 나서 고향별에 두고 온 장미가 단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고 돌아간다. 80년이 지난 2023년 지구에 온 그는 80년 전 만난 동물들이 모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음을 알게 된다. 다시 80년 뒤인 2103년에 지구는 어떻게 돼 있을까. “있을 때 잘해야지.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소설 속 어린 왕자의 말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자연에 대해 생각이 많은 소녀가 어느 날 그림을 그리며 생태계를 걱정하는 모습을 담은 배승환 감독의 ‘자연은 그래야 자연스럽다’가 일반부 우수상, 지구 특수 구조팀 ‘자연’이 VIP인 달팽이를 구하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낸 육준영 감독의 ‘팀: 자연, 작전명: VIP를 구하라’가 청소년부 우수상을 차지했다.
특별상은 고지용 감독의 ‘나의 생태는 책임이다’(일반부), 박성준 감독의 ‘쉼’(청소년부) 등 다섯 편에 돌아갔다. 수상작은 국립생태원 홍보 콘텐츠로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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